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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눔마켓 후기 (9월15일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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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cnic을 한달 정도 앞에 두고, 임원진들은 구체적인 내용을 의논하기 위하여 한 곳으로 모였습니다. 저는 처음으로 참석한 임원단 회의였어요. 


회의가 진지하게 진행되고 있는 중에,  "vendor station 은, 최성희후배가 담당하시죠." 회장님의 챙챙한 지시가, 침착한 목소리로 저한테 날라왔어요. 나눔 마켓 (vendor station) 에 대하여, 많이 생각을 하시면서 계획을 하고 계신것이 엮엮하게 전달이 됐습니다. 저는 그순간, flea market, street market, supermarket안에 있는 포장market 등이 머리에 떠올랐습니다.

그런데, 그 다음은, "가지고 오시는 물건은 비싸게 play money로 사시고, 그물건은 싸게 팔으세요."  이때부터 제 논리에 혼돈이 오기 시작 했어요. Economics 교과서에도, market theory 에도 없는 지시여서요. 이방식은 macroeconomics 도 아니고 microeconomics 도 아니구요. 120명 이상 참가 예상이면 최소한 120개 물건이 필요한 것은 일단 초등학교 산수로 해결됐어요. 그런데 문제는, 행사 이틀 전까지도, 겨우 60개 정도 접수 되었고. online catalogue 을 서둘러 만드면서, 걱정이 됐습니다. 과일바구니 몇개와  다과바구니를 만들어놓고, 혹시라도 썰렁할지, 모르는 테이블도 채우고, 물건이 동이나면, 얼른 드리려고 생각했습니다. 저는 picnic 전 주말까지도, 판매방식을 카톡방에 계속 질문하면서, 논리성을 찾으려고 했어요. 회장님께서는 한결같이, "목적은 having fun 해야되는것이니, 걱정하지 마세요. 임원들과 선배님들이 다 도우실겁니다." "그런데, 물건은 남기지말고 다 파세요!" 

아이구, 회장님!

 

당일아침, 일찍 도착하니, 파킹장소는 텅 비어 있었고, 허드슨강 동쪽 맨하탄에 엄청란 skyscrapers가 한줄로 서서 저를 반겼습니다. 사공이 홀로 낚싯대를 걸고 있었어요. 물고기 안놀라게 하려고, 저는 멀찍이 벤취에 앉아서, 오늘 만나게될 동창분들 생각하며 은근히 기뻤습니다. 가지고온 4 feet 둥근 테이블을 펴기 시작하면서, 회장님이 물건들과 함께, play money 한 보따리와 가격표시 스티커 한 자루 안겨 주셨어요. 임원진들의  물건가방들이 펼쳐지면서, 순식간에 많은 물건이 테이블 위에 쌓이기 시작 했어요. 의자와 주위 테이블에도 물건들을 미처 풀지도 못한 상태에서 전시되면서, 본격적인 chaos 자유 나눔 마켓이 시작됐습니다. 

 

70-80 대 picnic 테이블은 김순희 (76) 선배님께서 손으로 짜오신 덧버선을 가지런히 전시하면서, 총 70대 동문들이 합세하며, 정리, 판매가 주도적으로, 매우 능숙하게 유통이 되고있었어요. 김수자 (61) 선배님께서는 그동안 모아오신 Ewha logo 물품들을 한 보따리 다 풀어 놓으시고, 돈을 많이 달라고 하셔서, 저도 돈이 많은거 자랑하면서, 넉넉하게 100불 짜리를 풀기 시작했어요. 그런데 그 100불 짜리 play money는 다른 여러 동문들께서 가지고 오시드라구요. Play money 를 나누어 주신거죠. 판매도 함께 도와 주셨구요. 한명숙 (46) 초대회장님 오실 때쯤에는 물건이 적어지기 시작했지만, 다행히 마음에 드시는 물건 찾으셨어요. 조혜선 (74) 선배님은 가끔씩 오셔서, 뿌듯한 미소로 격려해 주시구요. 여러 동문들께서도 수시로 오셔서 모자도 써보고, 가방도 들어보고, 옷도 걸처보면서, mini fashion show도 했구요.서수경 (72) 부회장님은 제 점심, 과일, 커피 챙기시며, 테이블이 깨끗하게 정리가 되는것을 보면서 함께 흐뭇한 미소를 나누었습니다. 

 

회장님 이제 잘 알았습니다. 이화 나눔 마켓은 동창들이 서로를 생각해주며, 나누어 주고, 챙겨주고, 즐거움을 나누는, 교과서에도 없는, 유토피아적인 마켓 인거죠? 보고 드립니다. "테이블 물건은 모두 팔았구요, 가격에 붙이는 스티커까지 팔았습니다. 그런데  having fun 이 부분은 잘 된건가요?"

부총무 최성희 (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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